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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인스타그램 형식 차용미술에 저작권 침해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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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12월 30일 유명 사진작가 도널드 그라함(Donald Graham)은 자신의 사진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전시한 뉴욕의 차용미술가 리처드 프린스(Richard Prince)와 갤러리 및 갤러리소유주에 대해 저작권침해소송을 제기했다. 작년 2월 프린스와 갤러리 양측은 모두 사직작가측으로부터 전시중단을 요구(cease-and-desist letter)받았으나,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차용미술가 프린스의 전시는 해당이미지를 포함한 37개 이미지를 인스타그램 포스팅과 같은 형태로 잉크젯프린터로 크게 출력한 작품들로, 뉴욕의 유명갤러리인 가고시안 갤러리(운영자, 딜러 Lawrence Gagosian)에서 2014년 9월-10월 "New Portrait"라는 이름으로 전시되었으며, 이 중 뉴욕 프리즈아트마켓(Frieze art market)에서 10만불까지 팔린 작품도 있다.

 

사진작가측 주장에 의하면, 프린스는 자신의 1996년작 흑백사진 "Rasfafarian Smoking a Joint"을 허락없이 무단으로 사용하였고, 마치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스크린캡쳐(screen save)한 것처럼 프레임을 바꾸는 과정에서 사진의 아래위를 자르고 사진아래에 간단한 코멘트를 달고, 크기를 확대했을 뿐,  변형적 사용(transformative use)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를 공정이용(Fair use)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차용미술가 프린스는 이미 다른 사진작가로부터 2009년 저작권침해소송을 당한 바 있다. 프랑스사진작가 Patrick Cariou의 "Yes Rasta"작품시리즈의 이미지를 사용한 그림으로 2008년 동일한 갤러리에서 "Canal Zone" 전시를 열었다. 이 사건에서 제2순회 연방항소법원은 프린스의 30개 작품 중 25개는 공정이용으로 볼 수 있다 판단하였으나, 나머지 5개에 대해서는 프린스의 작품에 드러난 "최소한의 변경(minimum alteration)"이 공정이용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새로운 표현, 의미, 메세지"를 나타내는지 하급법원에서 판단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3년간의 소송은 2014년 합의로 마무리되면서 이에 대한 판단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사건에 대하여 "좀비수준의 형식주의적 법률판단(art-law equivalent of Zombie Formalism)"이라는 평가를 포함하여 많은 논란이 있었으며, 여러 재단에서 개념미술과 차용미술에 대해 형식적, 미적 요소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서(amicus brief)를 제출한 바 있다. 

 

Artnet 기사에 따르면 법률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그전의 프랑스 사진작가의 사건과는 다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정이용 판단에 있어서는 차용작이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 되었거나 원작의 시장침해를 하는지를 판단하게 되는데, ​우선 이전 사건에서는 프린스의 작품에 더 실질적 변형이 있었으나 이번 그라함 사건의 경우 프레임변형밖에는 없는 수준이다. Paul Goldstein교수는 "저작권침해는 침해자가 새로운 것을 얼마나 더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원작을 모방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원칙이다." 라고 지적하였다.

 

사진작품으로서 전시한 적이 없는 이전 사건과는 달리, 그라함의 작품들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국제 사진센터( International Center for Photography) 등에서 전시하고, 파리 갤러리가 그를 대행해오는 등 프린스의 작품과 유사한 시장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해당작품의 경우 순수미술작품으로서만 수집가들에게 판매되고 상업적 라이센싱을 준 적이 없었다. 제2순회 연방항소법원에서는 사진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지 않았고 많은 양을 팔지 않았다는 것을 판단과정에서 고려한 바 있어, 이번 사건의 경우 순수미술 및 상업사진작가로서의 그라함의 활동경력이 공정이용 판단에 어떤 영향을 줄것인가 주목된다.

 

 


 

 

 

 

 

 

* 참고자료
Controversial artist Richard Prince sued for copyright infringement

Outraged Photographer Sues Gagosian Gallery and Richard Prince for Copyright Infringement
Why Experts Say the Latest Copyright Lawsuit Against Richard Prince Ma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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