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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시티권? 영원히 죽지 않는 셀레브리티의 이름값

연구소 0 1,274

지난달 KT가 싱가포르의 리조트 월드 센토사에 홀로그램 전용관 'K-Live 센토사'를 개관하고, JYP엔터테인먼트 소속가수들의 콘텐츠를 상영하기로 하였다. 동대문에 있는 K팝 홀로그램 전용관 K라이브는 이미 지난 1월 누적 관람객 20만(외국인 비중 약 45%)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제는 기술적으로 이미지, 영상자료 등만 있으면 혹여 이미 작고한 엔터테이너라 하더라도 홀로그램영상을 통해 생생한 콘서트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포브스 잡지에 따르면 2013년 10월에서 2014년 10월 1년간 마이클 잭슨이 1억4천만 달러(음악과 퍼블리시티권), 28년 전 사망한 엘비스 프레슬리가 5500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이처럼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이미 망인이 된 셀레브리티들이 벌어들인 수익이 동기간 3억 6550만 달러에 달했으며, 이들을"Deleb(Deceased Celebrity)"이라 일컫고 있다. 

미국에서 다양한 판례를 통해 형성된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은 타인의 초상, 성명 등을 허락없이 상업적으로 사용할 경우 이를 금지시킬 수 있는 권리이다. 이를 사생활 침해와 같은 프라이버시권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기도 하고, 인간의 특성(persona)을 바탕으로 하는 무형자산으로서 부정사용을 금지하는 것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사망한 사람의 퍼블리시티권은 미국 23개 주에서  인정하고 있는데, 사후10년(워싱턴주, 사망시 상업적 가치가 없는 경우)에서 사후 100년(인디애나, 오클로하마주)까지 보호기간이 다양하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저작권과 같은 기간인 사후 70년이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처럼, 미국에서 유명인은 죽어서도 그 이름과 모습이 광고 등에 사용되면서 경제적 가치를 계속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판례에서  퍼블리시티권이라는 용어가 처음 쓰인 것은 일명 '이휘소 박사 사건'(서울지방법원 1995.6.23. 선고94카합9230 판결)으로,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의 모델이 된 이휘소 박사의 상속인들이 출판금지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에서는 문학작품에서 성명 등을 사용한 것은 상업적 이용이 아니라고 이를 기각하였다.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도 유명인들의 퍼블리시티 소송이 여러 건 있었다. 과거 박찬호, 제임스딘 브랜드, 프로야구 선수 이름을 사용한 휴대폰 스포츠게임에서부터, 최근에는 유명인의 이름과 사진을 게시한 성형외과 홍보용 블로그(서울중앙지법 2012.10.9. 선고 2012가단64664 판결), 또한 자신과 닮은 유명인을 찾아낼 수 있는 서비스에 배너광고수익을 얻은 '푸딩얼굴인식' 어플(서울지방법원 2013.10.1. 선고 2013가합509239 판결)이나 '김남길 티셔츠'와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면 광고주 홈페이지가 상단에 뜨도록 한 네이버와 네이트 검색광고(서울서부지방법원 2014.7.24 선고 2013가합32048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1.30. 선고 2014나2006129 판결) 등이 있었다.

이러한 사건들은 사안과 재판부에 따라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는 판결도 있고 아닌 판결도 있어 혼란을 준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따라 2015년 1월 13일에는 '인격표지권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된 바 있 다.  퍼블리시티권을 현행법상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그 방법에 대한 논의 중에는 최근 추가된 부정경쟁방지법 조항이 퍼블리시티권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서는 "부정경쟁행위"의 정의에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가 차목에 추가된 바 있다.

유명 탤런트의 얼굴이 들어간 편의점 도시락에서부터 유명셰프를 내걸고 세를 확장하는 요식업 프랜차이즈까지,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미 유명인의 인격적 표지는 상표보다 더한 재산적 가치를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인격적 요소에 돈의 숫자를 대입하는 것은 어쩐지 씁쓸한 일이지만, 이전부터 중요하게 생각되어 보호해왔던 개인의 인격적 가치는 최근에 와서는 더욱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제일 중요한 매력의 요체가 되었다. 마치 우리가 파리와 뉴욕에 가고 싶은 이유가 영화에서 본 주인공의 매력,  스토리의 여운 때문인 것처럼, 최근에는 부가가치가 균일해진 제품의 기능과 품질이 아니라 뭔가 특별한 인격적 표지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유명 가수나 배우가 아니더라도 스티브잡스의 아이폰과 팀쿡의 아이폰은 소비자에게 뭔가 다르게 어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앤디 워홀은 1968년 스톡홀름 전시에서 "미래에는 모든 사람이 15분간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다. (In the Future everyone will be world-famous for 15 minutes)"라고 말했다. 일반인도 각종 매체를 통해 ' 15분간의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글로벌 미디어와 개인 SNS 시대에 퍼블리시티권은 더욱 그 보호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참고자료

KT, 홀로그램 공연장 구축-콘텐츠 투자 '선도'

얼굴·이름·목소리…'퍼블리시티권', 법으로 명확히

Kahn, Erick W. , Pou-I "Bonnie" Lee, 'Delebs' and Postmortem Right of Publicity, Landslide, ABA IP Section Magazine, Vol.8, No. 3, (January/February 2016), pp.10-14
계승균, "우리나라에서 퍼블리시티권(the right of publicity)보호에 관한 소견", 정보법학 (제17권 제3호), 한국정보법학회, 2013, 75-105면
박준석, "인격권과 구별된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할지에 관한 고찰-최근의 비판론에 대한 논리적 재반박을 중심으로-", 서울대학교법학 (제56권 4호), 서울대학교법학연구소, 2015, 71-136면
박준우, "인터넷 광고와 퍼블리시티권의 성격-부정경쟁방지법 차목의 적용을 중심으로-", 산업재산권 (제48호), 한국지식재산권법학회, 2015, 401-44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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