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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의 선은 어디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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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7년부터 발표된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홈즈' 소설은 영국에서 저작권이 도과하여 가이 리치 감독의 셜록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 BBC 셜록시리즈(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와 같이 다양하게 영화화, 드라마화되고 있으며, 최근 미국에서도 저작권이 만료되었다고 한다. 셜록홈즈처럼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이 아니라면, 현재 저작권이 있는 작품을 2차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라이센싱 계약 등 허락을 얻어야 한다.
 

팬핀션 (Fan Fiction), 일명 팬픽은 저작권이 있는 작품을 2차적으로 활용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팩픽은 팬들이 원작을 토대로 이를 패러디하기도 하고, 내용을 바꾸어 쓰는 팬문화(fandom)의 일종이다. 패러디의 경우 원작의 요소를 담고 있으나 이를 살짝 변형하여 사회비판 등 다른 메세지를 담는데, 팬 제작물의 경우에는 반대로 팬심을 담아 또래, 또는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팬덤문화를 향유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1995년 HOT부터 최근 EXO에 이르기까지 아이돌 가수와 같은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팩픽이 있으며, 일본은 슬레이어즈와 같은 애니메이션의 팬픽이 많다. 미국의 경우에 스타트렉 팬들이 1967년 발행한 잡지 'Spockanalia'와 1974년 팬픽션 'A Fragment Out of Time'에서부터 이러한 현상이 시작되어 1978년 스타워즈, 1994년 X파일, 1995년 세일러문, 1999년 해리포터 등이 팬픽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팬픽, 나아가 팬 제작물이 문제가 되는 것은 상업화하면서부터일 것이다. 팬픽은 2013년 최초로 아마존 킨들월드에서 팔리게 되었다. 영화화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는 작품도 영화 '트와일라잇'의 팬픽이 모티브가 된 것이라고 하는데, 이처럼 전세계의 문화와 경제가 디지털 세계로 통합되면서 팬 제작물에 대해서도 과거처럼 그저 팬들의 애정어린 작품으로만 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최근 미국 파라마운트 영화사에서 크라우드펀딩을 받아 제작을 기획하고 있는 스타트랙의 팬 필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미국 저작권법상 원저작자의 허락없이 무단으로 2차 저작물을 제작한 경우에는 비록 다른 부분에 창작성이 있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영화 록키시리즈에 관한 1989년 미국 판례는 원저작자 실베스타 스탤론의 허락없이 록키4 대본을 쓴 작가 앤더슨이 실베스타 스탤론과 MGM영화사를 상대로 저작권 주장을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사진첩, 머그컵과 티셔츠 등 아이돌 그룹의 사진 및 이름이 들어간 다양한 상품이 기획사, 멤버의 허락없이 인터넷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연예인 굿즈(Goods)의 사장규모가 연간 1000억원이 넘을 정도로 성장했는데, 연예기획사가 정식출시한 상품보다 연예인 팬 커뮤니티 관리자 등 팬들이 만든 비공식 굿즈가 더 많다고 한다. 정식 굿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얼굴, 신체 등에 관한 초상권 계약, 이름, 타이틀 등에 관한 상표권 계약, 사진저작물, 공연장면에 대한 권리, 홍보문구 등 저작권 계약이 있어야 한다.

최근 장르를 가리지 않고 네티즌들이 재미로 공유하는 이른바 '짤방' 등으로 인해 오히려 유명해진 가수도 있지만 ,  이런 홍보효과보다 자신의 저작권과 초상권 등이 침해되었음에도 저작권자나 기획사는 열성팬들의 반감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저작권자와 기획사는 사전에 초상권, 상표권 등을 관리하는 회사, 또는 로펌과 정식으로 계약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물론 패러디처럼 원작의 캐릭터나 등장배경, 특정 부분을 차용하는 팬 제작물도 경우에 따라 공정이용이 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순수 팬 제작물로 비영리적 목적에 의해서만 하는 등 팬들 스스로의 문화적 규범을 가지고 팬 제작물을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마치 사생팬처럼 선을 과도하게 넘을 때는 사회적 제지를 받을 수 있다.

 

 

 


* 참고자료


Anderson v. Stallone, 11 USPQ2D 1161 (C.D. Cal. 1989)
파라마운트 영화사, 크라우드펀딩을 받은 스타트랙의 팬 필름에  저작권침해소송
'아이돌' 사진 찍어 상품 판매… 열성팬인가 장사꾼인가
최혜실의 디지털문화노트, 문자문학에서 전자문화로
팩픽도 전자책으로... 아마존 '킨들 월드'
책도 저가 강요… 인터넷 만물상 아마존의 속내는
[문화산책] '미리보는 셜록홈즈2'-3
팬덤문화 팬문화와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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